18. 09. 14 [일기]생활에 대한 짧은 단상

극과 극이다.

한국문학연구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는 철저한 하이데거주의자이고 고전 예찬론자이다.
그는 자신의 연구물을 자랑스러워하며 요즘 사람들이 생각 없이 산다며 실존에 위기에 처해있다고 침을 튀기며 강연했다.
덧붙여 지하철에서 책을 읽지 않고 핸드폰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듯한 발언을 시원하게 했다.
그리고 인간이 기계로 치환될 수 없다는 의견을 지루하게 내뱉었다.

반면 한국영상문학을 담당하는 교수는 철저한 현실주의이자 '고상한 문화'를 해체하는 철학자를 인용해가며 강연했다.
고상한, 특정 계층의 고급 문화를 깨부수는 호쾌함이 매력적이었다.
활자는 죽은 매체이니 어서 영상에 익숙해지라는 말은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아무대로 후자 쪽에 끌리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양 쪽 다 틀렸다는 것이다.
이것은 존중이나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의 문제다.
나는 전자의 사람들이 도대체 언제쯤 나르시즘적인 인간주의를 언제 탈피할 것인지 궁금하고
후자의 사람들에겐 자신들이 주장한 이론에 의해 자신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결과에 도달할텐데 과연 어느 수준까지 이를 용인할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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